
이노우에 에레노, 井上 荒野 지음 | 권남희 옮김 | 시공사
| 2009년 3월
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‘
채굴장으로, 切羽へ’
는 2008년도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이다. 나오키 수상작을 처음 읽은 건
사쿠라바 가즈키의 ‘내 남자, 私の男’를 통해서다. 독특한 형식에
독특한 내용으로 책을 읽은 후 소설을 참 잘 썼다는 생각을 한동안 가졌다. 또 다른 나오키상 수상자인
미우라 시온의‘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& 2, 風が強く吹いている’를 읽으면서도 참 책을 잘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
. 그리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‘채굴장으로,
切羽へ’은 2008년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광고문구만으로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
가득했다.
책 속 이야기는 남쪽 섬에 사는 사람들의 잔잔한 일상 이야기다
. 그 속에서 작중 화자 아소 세이가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
간다. 세이는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섬 사람이다. 잠깐 도쿄에서 생활하기도 했지만 화가인 남편 아소 요스케와 행복하게 섬에서 살아간다
. 지금은 섬에 하나 밖에 없는 초등학교에서 양호 선생님으로 근무하고
있다. 게다가 그녀는 독거 노인인 시즈카 씨에게 케이크나 전갱이
같은 음식을 나누어 주며 돌보는 착한 마음씨를 가졌다. 그런
섬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이사와 사토시라는 의뭉스러운 음악 선생님이 등장한다
. 비밀이란 없는 섬에서 이사와는 독특한 존재다. 그의
행동은 섬사람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. 세이는 그렇게
이사와와 시즈카 씨, 세이의 학교 동료 교사 스키에,
그리고 스키에의 애인 본토씨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 놓는다
.
이 책의 매력은 앞서
이야기한 차분함이다. 어떤 소설이던지 이야기의 절정에 이르면 작가는 이야기를
몰아치곤 하는데, 이 책 ‘채굴장으로’에서는
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. 도대체 남편을 사랑하는데
그에게 끌린다는 선전 문구가 과연 맞는가 싶다 하지만 잔잔한 호수에 던진
돌멩이가 물결을 일으키는 듯한 느낌을 화자 세이를 통해 살며시 보여주는 걸
보면,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닌 듯싶다.

작가는 1년간의 시간의 흐름을 월별로 이야기한다
.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게 하기 보다는 편안한 일상의 모습을
잔잔하게 보여주는 느낌이다. 이는 이 책에서 볼 수 있는
간결한 문장 때문이다. 그래서 읽어 가기도 쉽고, 이런 문장이 잘 쓴 글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해 준다. 이것은 원작자와 번역자의 탁월한 능력 때문이 확실하다.
책을 읽으면서 크게 두 가지가 궁금했다. 그 두 가지는 책에 등장하는 사투리와 제목의 의미다. 과연
사투리 사용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? 그리고 역자는 왜 그 사투리를
굳이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 했을까? 하는 것들이 궁금했다.
또한 과연 ‘채굴장으로’라는 제목에서 저자는 무엇을
이야기하고 싶었을까 하는 점도 책을 읽고 난 뒤, 한참
동안 내 머리 속을 떠돌았다.
잔잔하고 차분하지만 맛이 일품인 ‘채굴장으로’ 읽어 보기를 과감하게 추.천.
덧말. 동인문학상을 받은 소설은 읽지 않으면서 나오키상을 수상한 소설은 찾아 읽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고민이다 . 내 문제인지, 저자의 문제인지 아니면 홍보를 제대로 못한 출판사의 문제인지 한참을 생각해봤다. 정말 좋은 작품이라면 동인문학상의 작품을 먼저 찾아 읽을 텐데, 왜 그럴 기회는 없었을지 , 진짜 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.












